'84조' 빚더미 앉은 中 기업…결국 파산 수순 밟는다

입력 2024-01-07 15:24   수정 2024-01-07 15:4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그림자 금융’의 상징이자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놓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이 결국 파산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회사의 부채 규모는 총자산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중즈그룹의 자산 규모는 부채 대비 부족하며, 이 회사는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분명히 없다”면서 이 회사가 낸 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중즈그룹은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사가 총 4600억위안(약 84조5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총자산은 2000억위안(약 36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중국 공안 당국으로부터 강제 수사까지 받고 있던 상태였다. 베이징 경찰은 지난해 11월 중즈그룹 자산운용 부문이 364억달러(약 48조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힌 뒤 며칠 만에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즈그룹의 파산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헝다그룹, 하이난항공(HNA) 그룹 등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던 중국 기업들이 파산보다는 채무 조정 절차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중즈그룹의 파산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즈그룹의 관리 자산 규모는 한때 1400억달러(약 184조원)를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3년 전 헝다그룹(에버그란데) 사태에서 시작된 건설업계 유동성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부실화했다.

지난해 8월 중룽신탁 등 자산관리 부문 자회사들이 고객들에게 투자 수익금 지급을 중단한 이후부터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21년 창업자 셰즈쿤의 사망 이후 고위 임원들의 잇단 이탈로 내부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무엇보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신탁 업계로 완전히 옮아간 데 대한 우려가 크다. 그림자 금융이라고도 불리는 신탁 산업은 은행에 준하는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은행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대체 자금원으로 선호해 왔다. 현재 중국의 신탁 시장 규모는 현재 프랑스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인, 2조9000억달러(약 3816조원)에 달한다.

법조계에선 전례에 비춰볼 때 중즈그룹 투자자들이 투자금의 30%만 회수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금 75% 이상이 증발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다만 채권자 대부분이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이라는 점에서 금융 시스템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시각도 있다. 중국 투자은행 찬슨앤코의 션멍 디렉터는 “HNA 등 선례를 통해 상당한 경험을 쌓은 중국 금융 당국에는 중즈그룹발(發) 리스크의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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